시간을 되돌려주는 비밀의 사진관
영화 <수상한 그녀>의 주인공은 70세의 오말순 할머니이다. 그녀는 외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손자의 진로 문제에 대해서 며느리와 말다툼을 하게 된다. 말다툼을 하다가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병을 앓고 있던 며느리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만다. 며느리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어 가족 간의 분위기는 무거워진다.
할머니는 심란한 마음으로 병원에 머물러 있다가, 손녀가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고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손녀는 할머니 때문에 자신의 엄마가 아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욱 우울해진 할머니는 답답한 마음에 밤에 동네를 거닐다, '청춘 사진관'이라는 사진관을 발견한다. 사진관에는 오드리 헵번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말순 할머니는 오드리 헵번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요양원에 가기 전에 영정사진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진관에 들르게 된다. 영정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할머니에게, 사진사는 "50년은 젊어 보이게 찍어드릴게요."라는 말을 한다. 인사치레로 한 것 같은 사진사의 말을 뒤로하고 할머니는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진사의 말처럼 할머니는 5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렸다. 할머니는 허상이 보이는 것인가 싶어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정말 20대의 젊은 시절로 회춘했다. 이왕 20대로 돌아온 김에 할머니는 후회 없이 지내보자는 결심을 한다. 할머니는 꼬불거리던 곱슬머리도 오드리 헵번처럼 바꾸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오드리 헵번과 비슷한 발음인 오두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20대 때 미처 하지 못했던 여러 즐겁고 뜻깊은 일을 한다.
그러다 손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피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긴다. 손자의 혈액은 희귀 혈액형인데, 할머니만이 그 혈액형이었기 때문에 수혈을 해주어야 손자가 살 수 있다. 비록 자신의 혈액을 뽑아내면 다시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손자를 살리기 위해 할머니는 손자에게 수혈을 해주는 선택을 한다.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 <수상한 그녀>
나는 <수상한 그녀>를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
먼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수상한 그녀>를 보고 시간이 과거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시간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현재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지금도 하염없이 지나가고 있는 시간이 매우 슬프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시간을 매우 값지게 사용하는 반면, 어떤 이는 시간이 지나가는 대로 살아간다. 나는 이 영화를 계기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금보다 더욱 부지런하게 사용해나가기로 다짐했다.
두 번째로는, <수상한 그녀>를 통해 가족이나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수상한 그녀>에서 할머니는 고민 끝에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여 손자를 살렸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도, 손자를 위한 할머니의 희생이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이런 상황이 오면 결론적으로는 할머니처럼 결국 가족을 택하겠지만, 선택을 하는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장면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가끔씩은 잊고 사는 것 같다. 때로는 감사함은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서도, 그 마음을 차마 말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수상한 그녀>에서 연로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바로바로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웃을 수 있는 요소도 많아서,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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