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70세 할아버지의 고군분투기
<장수상회>의 주인공인 김성칠은 까칠하다고 소문난 해병대 출신 70세 할아버지다. 그는 '장수마트'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우수한 직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은 앞집에 이사 온 '금님'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할머니임에도 고운 외모를 가지고 있던 금님에게도 성칠은 매우 까칠하게 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님은 항상 성칠에게 다정한 미소로 대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심지어 금님은 성칠에게 저녁을 함께 먹자고 말한다. 그녀의 제안에 겉으로는 무뚝뚝하게 응답한 성칠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설레어한다. 성칠은 성공적인 데이트를 위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장수마트'의 사장님인 장수에게 데이트 성공 비법들을 전수받는다. 금님과의 데이트 소식은 온 동네로 퍼져나가고, 성칠은 모든 동네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그 이후로 성칠은 풋풋한 여느 청춘들처럼, 금님과 설레면서도 행복한 만남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둘의 연애가 성공적으로 이어질수록, 동네 사람들도 함께 기뻐한다.
그렇게 두 주인공에게 행복한 날만 있을 줄 알았는데, 성칠은 금님과 데이트하기로 한 약속을 깜빡 잊는다. 뒤늦게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성칠은 뒤늦게 약속장소에 가지만 금님은 없었고, 성칠은 없어진 금님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한다. 상심해있는 성칠에게, 장수마트 사장인 장수가 금님의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과연 금님이 가지고 있는 비밀은 무엇인지, 성칠과 금님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를 중점적으로 하여 영화 <장수상회>를 보기를 바란다.
현실적인 가족 문제를 그려 내다.
영화 <장수상회>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장수상회>에는, 노인이 된 부모님의 부양 문제를 두고 갈등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실감 나게 묘사되어 있다. 바로 주인공인 성칠을 요양원에 보낼 것이냐 말 것이냐로 가족끼리 실랑이를 하는 장면이다. 서로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며 갈등을 표출하는 이 장면들은, 현대 사회에서 실제로 많은 가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기에 영화를 보며 현실성이 느껴졌다.
노쇠해가는 부모님을 지켜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마음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수상회>를 보면서, 과연 내가 성칠의 가족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부모 부양은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인데, 성칠의 가족들이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또한 성칠은 동네에서는 까칠한 할아버지이지만, 가족들에게는 틀림없이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장수상회>를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장수상회>를 감상할 때, 이야기 속에 반영되어 있는 다양한 현대 사회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본다면 주인공들의 입장에 더욱 이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강제규 감독의 아쉬운 복귀작, <장수상회>
영화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작품이다. 강제규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매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감독이기에, 그의 복귀작인 <장수상회>에 관해서도 대중들의 많은 기대가 있었다. 그리하여 <장수상회>는 개봉 직후에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며 개봉 3주 차가 지나서야 관객수 100만 명에 도달했다. 최종적으로는 손익분기점인 180만 관객 달성에 도달하지 못하고, 116만 명의 관객으로 영화 상영을 마무리 지었다. 블록버스터였던 전작들과 대조되는 부드러운 스타일의 영화라, 대중들의 호불호가 갈렸던 것 같다는 의견이 다소 있었다.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가 적절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장수상회>가 가족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내용의 영화여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또한 영화 <장수상회>에 출연하는 한 명 한 명의 등장인물들이 매우 세밀하게 묘사된 점도 만족스러웠다.
<장수상회>는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강제규 감독은 대중들에게 "블록버스터와 가족 영화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가 감독하는 모든 영화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 같다. <장수상회> 덕분에, 올해 개봉할 예정인 강제규 감독의 새로운 영화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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